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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시대에 따라 달라 보이는 하나님

성경을 읽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구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이 자주 분노하고, 죄에 대해 강한 심판을 내리며, 사람들에게 두려운 존재처럼 그려집니다. 반면 신약성경에 들어서면 하나님은 사랑과 용서, 인내로 가득한 존재로 소개됩니다. 같은 하나님이라면 왜 이렇게 다르게 느껴질까요? 단순히 성경 저자의 시각 차이일까요, 아니면 하나님 자체가 시대에 따라 달라진 걸까요?

이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신앙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나님은 성경 전체를 통틀어 일관된 존재인가? 구약과 신약을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 차이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며, 구약과 신약 속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인식과 관점의 차이를 분석합니다. 하나님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분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과 이해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는 사실을 깊이 있게 탐구해 보겠습니다.

 

성경 시대에 따라 달라 보이는 하나님
성경 시대에 따라 달라 보이는 하나님

구약 성경의 하나님 – 거룩함과 공의를 강조한 하나님

구약성경은 하나님을 철저히 거룩하고, 전능하며, 죄에 대해 엄격한 심판을 내리시는 존재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와 같은 율법 중심의 책들을 보면, 하나님은 인간과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제사장을 통해서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거룩함과 인간의 죄 사이의 간극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또한 구약의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과 ‘언약’을 맺은 하나님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자손과 땅을 약속하셨고, 모세에게 율법을 주시며 민족 전체와의 계약 관계를 맺으셨습니다. 이 계약은 일종의 조건부 약속이었고,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율법을 따를 때 복이 주어지고, 어길 때는 벌이 따랐습니다. 이 때문에 하나님은 종종 전쟁, 질병, 심판 등으로 인간에게 징계를 내리는 존재로 묘사되며, 두려운 이미지로 각인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하나님은 자비롭고 인내하시는 모습도 자주 드러내셨습니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 백성이 끊임없이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을 섬길 때에도,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통해 회개의 기회를 수없이 주셨습니다. 단지 인간이 그 거룩함 앞에 얼마나 부족한 존재인지를 자주 인식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더욱 멀고 엄하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신약 성경의 하나님 – 사랑과 회복을 중심으로 드러난 하나님

신약성경에 들어서면, 하나님은 ‘아버지’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은 인간 세상에 직접 오셔서, 인간과 더 가까운 관계를 맺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전에는 제사와 성전이 있어야만 접근 가능했던 하나님이, 이제는 누구나 믿음을 통해 개인적으로 교제할 수 있는 존재로 변화된 것입니다.

예수는 하나님을 단순히 전능한 존재가 아닌, 우리를 돌보고 기다려주는 아버지로 소개합니다. 예수의 비유 중 하나인 탕자의 비유에서는, 아버지가 죄를 짓고 떠났던 아들을 벌하지 않고 달려가 끌어안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비유는 신약에서 하나님이 죄인에게 어떻게 반응하시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죄는 여전히 죄지만, 하나님은 그 죄를 해결할 방법으로 용서와 사랑을 선택하신 것입니다.

신약에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더 이상 집단적 계약이 아니라, 개인의 믿음을 중심으로 형성됩니다.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약속이 주어지고, 율법을 지키는 행위보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믿음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합니다.

 

왜 성경 속 하나님은 시대마다 다르게 보였는가?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구약과 신약에서 하나님이 서로 다르게 느껴지느냐는 점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변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인식하는 인간의 관점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하나님이 인간과의 거리를 통해 그분의 거룩함을 강조하셨고, 신약 시대에는 예수를 통해 그 거리감을 없애며 사랑과 은혜를 강조하셨습니다.

구약은 하나님이 얼마나 완전하고 깨끗한 존재인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고 죄된 존재인지를 깨닫게 만들고, 하나님의 기준에 이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반면 신약은 그러한 인간의 연약함을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이 먼저 움직이신 시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스스로 인간의 죄값을 대신 지심으로써 구약의 공의와 신약의 사랑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성경 속 하나님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성경 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나타나는 진리는 하나님의 성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처음부터 거룩하시고, 동시에 사랑이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구약에서 하나님이 심판하신 이유도 사랑 없는 분이라서가 아니라, 죄를 방치하면 인간이 더 큰 파멸로 가기 때문이었습니다. 신약에서 하나님이 용서를 베푸신 이유도 죄를 무시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그 죄의 값을 치르셨기 때문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이 달라졌고, 인간이 하나님을 이해하는 방식이 깊어졌을 뿐입니다. 초기에는 하나님을 ‘왕’이나 ‘법의 수호자’로 이해했지만, 점차 하나님이 우리 삶에 직접 들어오시는 인격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입니다.